고물가로 고통하는 은퇴자들! (노년층, 연금, 생계)

2025년 7월,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계층 중 하나는 은퇴세대입니다. 고정된 연금 소득에 의존하는 이들은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 구매력이 급감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은퇴세대의 경제적 현실을 조명하고, 연금의 역할과 한계, 그리고 생계 불안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고물가로 고통하는 은퇴자들!> 노년층 지갑이 점점 얇아진다

대한민국은 빠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25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약 18%를 차지합니다. 문제는 고령 인구 중 다수가 정기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등 제한된 소득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은퇴 후 조용한 노후를 보내던 시기는 지나갔고, 이제는 은퇴 이후에도 생계를 위해 파트타임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에는 이러한 고정 소득이 심각한 한계에 부딪힙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8% 상승했으며, 생활물가 상승률은 그보다 더 높은 5.1%를 기록했습니다. 식료품, 공공요금, 교통비 등 기본적인 생계비가 줄줄이 인상되며, 은퇴세대의 지출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습니다. 반면 연금 수령액은 물가 인상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의료비입니다. 고령일수록 질병과 병원 방문이 잦아지는데, 최근에는 비급여 항목의 증가와 진료비 인상으로 인해 의료비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특히 중산층 이상의 은퇴자는 각종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는 심리적 불안정으로도 이어지며, 고립과 우울감을 느끼는 노인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연금, 믿을 수 있는 노후 안전망인가?

은퇴세대의 주요 소득원인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일정 수준의 기본 생활을 보장해주지만, 고물가 시대에 실질적인 생활 유지에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2025년 기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월 58만 원 수준이며, 기초연금은 최대 월 40만 원으로 제한됩니다. 두 제도를 모두 활용하더라도 월 100만 원 남짓의 소득으로는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에서 생활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더구나 과거 보험료를 꾸준히 납부하지 못했거나, 가입 기간이 짧았던 세대는 수령액이 훨씬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국민연금 수령자의 약 40%가 월 30만 원 이하의 연금을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은 단순히 개인의 준비 부족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금제도의 또 다른 문제는 ‘자동 물가 연동’ 장치의 미비입니다. 일부 보완 장치가 도입되었지만, 물가가 급등하는 환경에서는 실제 연금 인상률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물가가 5% 상승해도 연금은 2~3% 정도밖에 오르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체감 소득은 줄어드는 결과를 낳습니다. 정부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치적 부담과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속도는 더딘 편입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소득대체율 상향’이나 ‘복합 연금 체계’ 도입은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단기적인 대책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보다 근본적인 연금 제도 개편과 함께, 고령층의 다양한 생애 주기를 반영한 정책 설계가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생계, 선택 아닌 생존의 문제

은퇴세대의 생계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자녀 지원에 의존하거나, 반지하·고시원 등 저렴한 주거지를 찾아 이전하는 방식으로 생활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삶의 질 저하로 직결되며, 건강, 심리적 안정성, 사회적 교류 등 삶의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정부는 고령층 생계 안정을 위해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노인일자리 지원사업’입니다. 하지만 수급 자격 요건이 까다롭거나 지원 기간이 제한적이어서, 실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컨대, 자녀와 동거 중이라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는 여전히 흔하며, 그로 인해 은퇴세대가 독립을 선택하는 역설적인 현상도 발생합니다. 노인일자리의 경우, 보람과 소득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부분 단시간 근무에 제한적이고, 월 소득도 30~40만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감당하기 어려운 고령자에게 맞는 일자리 발굴도 여전히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은퇴세대가 복잡한 지원 절차를 소화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접근성 개선이 절실합니다. 생계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의료·주거·사회 참여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한 노인 복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공공임대주택 내 노인 전용 커뮤니티 공간 조성, 지역 중심 돌봄 체계 확대, 디지털 문해 교육 등은 고령층의 실질적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의 은퇴세대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고립과 정신적 불안까지 겪고 있는 중대한 위기 계층입니다. 연금 제도의 한계, 생계 지원의 사각지대,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은 노년층에게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구조 개혁과 존엄한 노후를 위한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노년은 누구나 맞이할 미래입니다. 지금 우리가 마련하는 제도는 곧 우리의 내일을 위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 출처:
- 통계청 고령층 경제활동 조사 (2025)
- 보건복지부 노인복지정책백서 (2024)
- 국민연금공단 연금통계보고서 (2025 상반기)
- 한국노인복지학회 연구자료집 (2025년 1분기)